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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도 56기 숲해설가 전문과정 2026.07.03

숲의 친구, 이젠 숲해설가가 되었습니다.

작성자 전길선

나는 나의 꿈 리스트에서 ‘숲해설가’라는 단어를 꺼냈다가 다시 넣기를 반복한, 오래 묵은 진성파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겨울,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아니면 때가 되었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도 않고 한국숲해설가협회로 바로 전화를 걸어 “56기 등록하겠다”라고 밝히고 절차를 물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차분함에 왠지 신뢰가 갔다. 진정코 나의 직감은 옳았다. 한국숲해설가협회에서 진행된 숲해설가 양성과정은 군더더기 없이 만족스럽다.


매서운 2월 찬바람에 시작해 여릿한 새싹이 돋는 것을 보고,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해가 뜨거워지는 5월까지 꽉 찬 4개월을 가열차게 보냈다.

첫날 목침 베개보다 더 두꺼운 교재를 받아 들고는 기함했었는데, 하나하나 수업 때마다 따로 떼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한 일머리 좋은 일꾼의 씀씀이도 마음에 들었다. 말이 나온 김에 말하자면 교육간사님의 일머리에 박수를 쳐야 한다.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착착 교육이 진행되었고, 출결 체크 및 과제 확인, 무엇보다 중요한 30시간 실습이 혼선 없이 잘 진행되도록 챙기는 것까지 똑순이가 따로 없다. 56기 39명 모두가 무탈히 수료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교육간사님의 덕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평일 화·목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그리고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 특히 나는 주 5일 풀 근무자이기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단단히 무장을 했어야만 했다. 협회로 오가는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는 일 년 치 사탕을 다 먹은 듯싶다. 마음 넉넉한 동기생들께서 맛난 간식도 챙겨주셔서 주섬주섬 먹으며 배고픈 나의 위장 주름이 쫘악 펴졌다.


무엇보다 유명한 숲과 생태 관련 일타 강사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건 참으로 신나는 일이었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강사님들의 이야기를 꼭꼭 눌러 담아 들었다. 자꾸 듣다 보니 귀가 열리는 듯하고, 생태맹에서 조금씩 눈도 떠지는 듯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얄짤없는 30시간 실습 시간! 생각보다 주말 실습 장소가 많아서 다행이었다. 계획을 잘 세웠지만 한 군데에서 인원이 넘쳐 가위바위보를 해야 했는데, 미리 특훈까지 받고 갔지만 지고 말았다. 결국 4곳의 기관으로 나갔는데 지나고 보니 기관마다의 분위기나 운영 방식 등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던 듯싶다. 전문 숲해설가의 인도 하에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숲해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실습생에게 주어진 특별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물론 이론평가 통과라는 왕부담이 늘 따라다니긴 했으나, 동기 선생님들과 자료를 주고받기 하며 공부를 하니 오랜만에 뇌가 짱짱해지는 기분이었다. 실기 평가는 욕심내지 않고 그동안 함께 공부했던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였다. 사실 수료식 때 우수상을 받으시는 선생님들의 어깨뽕이 한껏 올라가는 것을 보고는 부럽기는 했다. 부러운 만큼 힘차게 박수쳤다. 그러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상기되었다.


이제는 수료식도 다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혼자서도 매일 공부를 한다. 하루에 한 그루의 나무 혹은 우연찮게 눈에 띈 곤충과 풀, 꽃 그 어떤 것이든 가만히 들여다보고 찾아보고 끼적여보고 하며 나만의 도감을 만드는 중이다. 나만 그런가 했더니 아니다. 56기 소통창에서도 자신이 관찰한 식생들의 사진이며 공부하는 방법들을 공유한다. 만나지 않아도 같이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의지가 된다.

한국숲해설가협회의 장점 중 하나가 동아리라고 들었는데, 56기는 중간에 수료를 한 터라 모집 가능한 동아리가 별로 없어 일단 회장님의 주도하에 우리끼리 동아리를 만들었다. 3개의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나는 주말 산길 걷기 동아리이다. 이름은 ‘토숲담56’이다. 토요일엔 숲을 담는 56기란 뜻이다. 벌써 첫 모임을 진행하였고, 10분이면 휙! 지나갈 길을 요모조모 살펴보며 식생의 특징과 재미난 인문학적 이야기를 곁들이다 보니 2시간이나 걸린다. 참말로 재미지다.


숲해설가는 ‘대물림된 숲’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앞의 선배님들 그리고 우리와 그 뒤에 계실 후배님들. 누구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또 누구는 풀 한 포기 또는 곤충이 되어 우리가 숲을 이루면 어떨까 한다.

한국숲해설가협회 강의실 ‘움터’에서 시작된 숲들의 행진을 상상한다. 사람과 숲을 이어주고, 도시와 숲을 이어가며 초록별 지구를 지켜나가는 착한 사람들의 행진을!


사랑하면 보이고 자꾸 보면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치로 우리, 더불어 가 봅시다!!


56기 전길선(연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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